[프야매] 10코 양신 하나 PC 게임





내가 플레이볼 서버에서 본 일이다.
올스타 유저 하나가 채팅방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10코짜리 양신 하나를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양신이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채팅창을 쳐다본다. 사람들은 유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양신을 살펴보고 '좋소'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카드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 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채팅 채널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양신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10코 96 양신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채팅방 사람들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이 10코를 어디서 훔쳤어?"
유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갈갈이해서 얻었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높은 코스트를 갈아버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유저는 손을 내밀었다. 채팅방 사람들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 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카드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보는 것이다.
거치른 손바닥이 180장의 카드 사이로 96 양신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돈을 손바닥에 들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니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아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10코짜리를 줍니까? 8코 하나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6코 하나 나오는 것도 백에 하나가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돈으로 몇만 pt씩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 48만 PT를 카드 몇 장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대양(大洋) 하나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10코 양신을 얻느라고 여섯 주가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것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10코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양신,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

덧글

  • 수오 2011/12/22 14:48 # 답글

    저도 원래 96 삼성 안 모으는데 저거 하나 뜨고 나서 96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축하드려요 ㅎㅎ
  • 레이오네 2011/12/22 16:40 #

    근데 보니까 96삼성이 영 OTL
  • 수오 2011/12/22 17:08 #

    일년만 늦었어도... 라는 느낌이죠
    투수진이 진심 안습... ㄱ-
  • ez-1 2011/12/22 15:37 # 답글

    피천득의 은전한닢 이군요.
    묘하게 공감이 되네요. ㅎㅎ
  • 레이오네 2011/12/22 16:40 #

    '방망이 깎던 노인'과 함께 어디에든 들어가는 마법의 수필이죠(...)
  • 타치코마 2011/12/23 01:04 # 답글

    96삼성이 별로시라면 저처럼 삼성25인을....
  • 레이오네 2011/12/23 09:30 #

    코스트 부족의 큰슬픔 ㅠㅠ 아마 리그 올라가면 쓰게되지 않을까 시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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